우리말 바로 쓰기(대/데)

Posted by 야근반장
2007. 11. 2. 15:44 gossip/잡동사니
출처 : http://knun.net/news/article.html?no=5046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선후배들이 반갑게 인사하는데 오랜만에 후배들을 만난 선배들이 밥을 사기도 한다. 그러면 후배들은 선배가 밥을 산다는 소식에 기뻐하면서 친구들한테 이런 문자메시지를 보낸다.

“선배가 오늘 밥 산데. 우리끼리 먼저 가고 있을 테니까 학교에 도착하는 데로 전화해.”

그런데 위의 문장들은 틀렸다. 먼저 첫 번째 문장에서, 다른 사람의 말을 전할 때는 ‘-한다고 해’가 줄어서 된 ‘-한대’라고 써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ㄴ/는데’는 감탄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선배가 오늘 밥 산대.”라고 하면 다른 사람에게 들은 말을 전하는 것이고, “선배가 오늘 밥 산데”라고 하면 “웬일로 그 선배가 밥을 다 사지?”하는 감탄의 의미로 상대의 응답을 기다리는 말이다. 그럴 경우 듣는 사람은 보통 “그러게.”라고 대답을 한다. 위의 첫 번째 문장은 새 학기를 맞아 오랜만에 만난 후배들에게 밥을 산다는 선배의 말을 전하는 상황이다. 그러므로 이 상황에서는 “선배가 오늘 밥 산대.”라고 해야 한다.

또 다른 예를 들자면, “개강 첫날인데도 수업이 있대.”, “오늘 오후에 소나기 온대.”라고 해야 하는 것이다.

두 번째 문장은 친구에게 학교에 도착하는 즉시 연락하라고 하는 뜻이 담겨 있기 때문에 장소를 뜻하는 ‘데로’가 아니라 ‘어떤 상태나 행동이 나타나는 그 즉시’를 뜻하는 ‘대로’를 써야 한다.
이렇게 ‘데로’와 ‘대로’가 헷갈리는 경우가 또 있다. “부탁하는 데로 했다”, “시키는 데로 했을 뿐이다”와 같은 경우인데 여기에서도 “데로”를 “대로”로 고쳐야 맞다. 그러나 모든 “데로”가 다 틀리는 것은 아니다. “조용한 데로 가서 얘기하자”의 경우는 “데로”가 맞다.
위에 있는 두 번째 문장에서 만약에 ‘데로’를 쓰면 그 친구가 도착하는 장소로 연락하라는 뜻으로 바뀐다. 하지만 선배와 함께 식당에 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 친구가 도착하는 장소와는 상관이 없다. 그러므로 “학교에 도착하는 대로 전화해.”라고 해야 한다.

또 다른 예를 들자면, “일어나는 대로 연락해.”, “수업이 끝나는 대로 전화해.”라고 해야 하는 것이다.

문자메시지에서 사용하는 말까지 일일이 맞춤법을 다 지켜야한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평소에 습관적으로 쓰는 말들 중에서 틀린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용하는 것이 반복되다 보면 나중에는 맞는지 틀리는지도 판단할 수 없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에 쓰는 말일수록 정확하게 알고 사용하는 연습을 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