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령으로 익히는, 헷갈리기 쉬운 맞춤법 열 가지.

Posted by 야근반장
2009. 4. 12. 00:40 gossip/잡동사니




0. 설명에 앞서서...

1) 문법설명은 완전히 생략하거나, 하더라도 최대한 줄인다. 해 봤자 금방 잊어 버려서 소용 없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2) 여기서 설명되지 않은 헷갈리기 쉬운 맞춤법은 필자의 능력이 부족해서 요령으로 외울 수 있는 방법을 못 찾았거나 알아내지 못한 맞춤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3) 원칙이 아니고 단순한 요령일 뿐이므로 100% 맞는다는 보장은 없다. 그래도 90% 이상의 확률로 맞출 수 있는 요령이므로 이러한 맞춤법에 대해서 어려워한다면 일단 믿어 봐도 좋을 것이다.




1. '안'과 '않'

많은 분들이 헷갈리기 쉬운 맞춤법 세 손가락 안에 꼭 넣는 문제다. 자, 일단 '안'과 '않'을 넣은 예을 들어 보자.

예1) 그 꽃은 예쁘지 않다.
     그 꽃은 안 예쁘다.
예2) 나는 이 책을 읽지 않았다.
     나는 이 책을 안 읽었다.

여기서 보면 '않' 앞에는 '-(하)지'자가 들어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앞에 '-지'자가 있다면 99%는 '않'자를 넣으면 맞다. 왜 100%가 아니고 99%냐면 '난 그렇게 생각 않아.'라는 문장처럼 특수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원래 저 문장에서는 '생각' 다음에 '지'자가 생략되어 있는 것이지만 저렇게 쓰는 경우도 있다.

위의 요령을 외우지 못하겠다면 다시 예)의 문장을 보자. 예1에서는 '예쁘지 않', '안 예쁘'이고 예2에서는 '읽지 않', '안 읽'이다. 공통점이 무엇일까? 바로 '안'은 형용사나 동사 앞에 쓰고, '않'은 뒤에 쓴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것도 99% 이상의 확률로 들어맞는 요령이다.

그래도 못 외우겠다면 '안' 대신에 '아니'를, '않' 대신에는 '아니하'를 넣어 보라. 그래서 어색하지 않은 표현을 쓰면 된다. 예1에 적용해 보자.
'그 꽃은 예쁘지 아니하다. 그 꽃은 아니 예쁘다.' 별로 어색하지 않다. 바꿔 본다면?
'그 꽃은 예쁘지 아니다. 그 꽃은 아니하 예쁘다.' 정말 어색하다. 혹시 어색하지 않다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한국인이 아니거나, 한글을 단순히 읽을 줄만 아는 어린이거나, 바보다. 무시한다고 생각하지 마라. 이 정도가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면 필자도 포기할 수밖에 없다. 조용히 '뒤로'를 누를 것을 추천한다.

그럼 지금까지 추려낸 요령을 정리해 보자.

1-1) 앞에 '-(하)지' 자가 있으면 '않'을 넣고, 없으면 '안'을 넣는다.
1-2) 형용사나 동사가 앞에 있으면 '안'을 넣고, 뒤에 있으면 '않'을 넣는다.
1-3) '안' 대신 '아니'를, '않' 대신 '아니하'를 넣어서 덜 어색한 표현을 고른다.

이 세 가지 요령 중에 아무거나 하나만 외울 수 있으면 '안'과 '않'의 맞춤법은 99% 확률로 맞출 수 있다.



2. '되'와 '돼'

이것도 굉장히 많은 분들이 헷갈려 하는 맞춤법이다. 역시 일단 예를 들어 보자.

예1) 부정부패는 안 돼요.
예2) 부정부패는 안 되죠.

예1은 '돼'로 끝나는 반면에, 예2는 끝에 단지 '지' 자만 붙었을 뿐인데 '되'로 바뀌었다. 무진장 헷갈려 보인다. 그러나 요령이 있기 때문에 지금 설명하고 있는 것이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필자는 이기는 싸움만 하고, 질 싸움은 아예 하지 않는 겁쟁이다-_-V)

수학에 소거법이라는 게 있다. 아닌 것을 없애다 보면 마지막에 남는 하나가 맞는 것이라는 법칙이다. 이것에 대입해 보자. '돼'가 '되어'의 준말이라는 것에 착안하여 '되'를 넣어야 할지, '돼'를 넣어야 할지 헷갈리는 것에 '되어'를 넣어 보자. 발음상 별로 어색하지 않으면 '돼'가 맞고, 어색하면 당연히 '되'가 맞다. 예1에 적용해 보자.
'부정부패는 안 되어요.' 별로 어색하지 않다. 그러면 '돼'를 넣으면 된다. 예2에 적용해 보자.
'부정부패는 안 되어죠.' 매우 어색하다. 그러면 '되'를 넣으면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어색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외국인, 어린아이, 바보 셋 중에 골라라. 셋 다 싫다면 '뒤로'를 누르는 것도 좋겠다.

위의 요령이 헷갈리거나 어렵다면 '되' 대신에 '하'를 넣어 보고, '돼' 대신에 '해(하여)'를 넣어 보라. 예의 예1에 적용해 보자.
'부정부패는 안 하요.' 어색하다. '부정부패는 안 해요.' 어색하지 않다. '돼'가 옳은 표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예2에 적용해 보자.
'부정부패는 안 해죠.' 어색하다. '부정부패는 안 하죠.' 어색하지 않다. '되'가 옳은 표현이겠지?

요령을 정리하기 전에 요즘 많이 보이는 '됬'이라는 표현에 대해 짚어 보자. '됬'은 '됐'의 오류로, '되었'이라는 표현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두번째 요령을 조금 응용하여 '핬'과 '했(하였)'을 적용시켜 보...기 전에 '핬'이라는 글자에 주목하자. 굉장히 어색한 글자다. 예에 적용하기도 전에 '핬'이라는 글자가 얼마나 어색한지 알 수 있다. 안 어색하다고 생각하면 셋, 아니 넷 중 고르라니까. 이것을 '됬'에 적용시켜 보자. 눈을 감고 기억을 떠올려 보자.(눈을 감았는데 글을 어떻게 읽냐고 따지는 사람은 고 모씨의 아들 이즈미다) 당신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교과서나 출판사에서 나온 책, 문제집 등에서(해적판이나 500원짜리 만화책은 살포시 무시하라), 즉 '정제'된 서적에서 '됬'이라는 글자를 본 적이 있는가? ...아마 절대, 결코, 네버 없을 것이다. 그렇다. '핬'이나 '됬'은 한국어에서 '존재 자체'가 불가능한 글자다. 성립 자체가 어떤 일이 있어도 불가능한, 100% 틀린 글자란 말이다. 그럼에도 '핬'은 네 가지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헷갈리지 않지만, '됬'은 그 발음상 헷갈리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최소한 이 글을 읽는 사람만이라도 앞으로 '됬'이라는 글자를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됬'이라는 글자는 무조건 '됐'으로 바꾸면 된다.

그럼 지금까지 추려낸 요령을 정리해 보자.

2-1) '되어'를 넣어 봐서 둘 다 어색하지 않으면 '돼'를 넣는다.
2-2) '되' 대신 '하'를, '돼' 대신 '해'를 넣어서 덜 어색한 표현을 고른다.
2-3) '됬'이라는 글자는 존재할 수가 없다. 무조건 '됐'이다.



3. '대'와 '데'

예의 문장을 보자.

예1) 내가 영희를 봤는데 정말 예쁘데.
예2) 철수가 영희를 봤는데 정말 예쁘대.
예3) 철수가 영희를 봤는데 정말 예쁘다던데.

예의 문장이 왜 그렇게 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데' 대신 '더라'를, '대' 대신 '다고 해'를 넣어 보자.
'내가 영희를 봤는데 정말 예쁘더라.', '철수가 영희를 봤는데 정말 예쁘다고 해.' 어색하지 않다. 바꿔 본다면?
'내가 영희를 봤는데 정말 예쁘다고 해.', '철수가 영희를 봤는데 정말 예쁘더라.' 매우 어색하다. 안 어색하면 아까도 말했듯이 사지선다할 것.

단, 예3 문장처럼, 앞에 '-던'이 있으면 무조건 '데'가 맞다.

3-1) '데' 대신 '더라'를, '대' 대신 '다고 해'를 넣어서 덜 어색한 표현을 고른다.
3-2) '-던'이 앞에 있다면 무조건 '데'다.



4. '왠'과 '웬'

오직 '왠지'의 경우에만 '왠'을 쓰므로 나머지의 경우에는 무조건 '웬'을 쓰면 된다. '웬지'라는 표현은 존재하지 않는다.



5. '더욱이', '일찍이'와 '더우기', '일찌기'

'더욱이', '일찍이'가 옳은 표현이다. 그러면 위 표현의 원형은 무엇일까? 그렇다. '더욱', '일찍'이다. 여기에서 그냥 '이'만 붙이면 된다는 걸 알 수 있다.



6. '도와', '고와'와 '고마워', '아름다워' 등...

'-워'와 '-와'도 헷갈려 하는 분들이 많지만 이것도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다. 바로 '돕다'와 '곱다'의 파생형만 '-와'고 나머지는 무조건 '-워'다. 즉, '돕다'와 '곱다'만 외우면 끝이다.



7. '갑절'과 '곱절'

갑절은 두 배, 곱절은 X 배를 뜻하지만 중성만 다를 뿐, 초성과 종성이 같아서 발음까지도 비슷해서 많은 분들이 헷갈려 하는 표현이다. 그러나 여기에 쓴 것은 간단한 해결 방법이 있다는 뜻이겠지?

'곱절'에서 '곱'이라는 글자에 주목하자. 곱은 1도 곱할 수 있고, 2도 곱할 수 있고, 3도 곱할 수 있고... 이렇게 수많은 숫지를 곱할 수 있다. 즉, 곱절은 X 배다. 이것이 헷갈리면 갑절로 외워 보자. '갑절'에서 '갑'에 주목한다. 뜬금없지만 '갑돌이와 갑순이'에 나오는 '갑X이'는 몇 명인가? (모르면 사지선다라니까!) 그렇다. 두 명이다. 두 명이기 때문에 두 배다. 끝.(그러므로 '갑절'은 '몇 갑절'이라는 표현이 존재하지 않는다.)



8. '던'과 '든'

'얼마든지', '뭐든지'를 생각해 보자(얼마던지, 뭐던지라고 쓰는 사람은 없겠지?). 그렇게 연관을 지어서 생각하면 쉽다. 즉 선택과 관련된 문제는 무조건 '든'으로 찍으면 된다.

'던'은 과거를 뜻한다. 즉, 과거의 행적을 뜻하는 거라면 '던'이다.



9. '어떡해'와 '어떻해'

'어떻게 해'를 줄인 표현이 '어떡해'다. '어떻해'라는 말은 한국어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저 두 표현이 헷갈리다면 무조건 '어떡해'로 쓰면 된다. 설마 '어떻게'를 헷갈리는 사람은 없겠지?



10. '낫다'와 '낳다'

사실 이 문제는 필자의 능력이 부족해서 외우는 요령을 못 찾았다.(아무래도 없는 듯하다) 그러나 워낙 많은 사람들이 헷갈려 하기 때문에 끼워 넣었다.

'낫다'는 두 가지의 뜻을 가진다. '병이나 상처가 고쳐지다'와 '보다 더 좋다'라는 두 가지 뜻이다. '낳다'는 '아이 등을 몸 밖으로 내놓다'라는 뜻 외에도 '결과가 이루어지다', '인물이 나타나다'의 뜻이 있다. 얼핏 보면 전혀 비슷한 뜻이 없는데도 현실적으로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헷갈려 한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필자는 다음과 같은 가설을 세워 봤다. 인간도 동물이기에 자식을 낳고, 그런 자식이 점점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내가 어디서 왔을까 하고 궁금해 한다(다들 동감하실 거다). 그때 어린이는 '어머니께서 너를 낳으셨다'라든가, 이와 비슷한 표현을 배우게 된다. 그것이 너무나도 깊이 각인된 어린이는 발음이 비슷한 '낳다'라는 낱말이 계속 익숙해지면서 '낫다'라는 표현을 잊게 된 거라고 본다. 그래서 무분별하게 '낳다'라는 표현만을 쓰게 된 게 아닐까?

자, 본론으로 돌아와서 '낳다'와 '낫다'를 헷갈리지 않는 방법이 무엇일까? 위에서도 말했듯이 아무래도 이건 뜻을 외우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그리고 '(~보다) 나아서, 나으니' 같은 표현에서 '나' 밑에 받침이 없다고 해서 'ㅎ'을 넣어야 한다는 느낌이 드는 분들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게 옳은 표현이므로 어색해 하지 말고 꿋꿋이 버티고 그냥 그대로 '나아서, 나으니'로 써라. 그러다 보면 익숙한 표현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정리하면서 조금이라도 맞춤법을 헷갈리지 않는 전반적인 요령을 설명하겠다.

(1) 활용을 하든, 풀어서 써 보든, 되는 대로 주물러 보라.
'안'과 '않', '되'와 '돼', '왠지'와 '웬지', '던'과 '든', '어떡해'와 '어떻해' 등에 통하는 요령이다. '않'을 최대한 풀어서 써 보고 '돼'도 마찬가지다. '왠지'도 그 문맥을 살펴 보면 '왜인지'의 준말이라는 느낌이 들 것이다. '던'과 '든'도 비슷한 표현을 찾아 보려고 해 보고, '어떡해'를 풀어서 써 보려고 하면 '어떻게 해'라는 느낌이 오게 될 것이다. 즉, 그러다 보면 문득 옳은 표현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2) 발음해 보라.
위의 경우 중에서는 '어떡해'와 '어떻해'의 경우에 쉽게 적용된다. '어떡해'를 발음해 보라. '어떠캐'다. '어떻해'를 발음해 보라. ...발음이 되는가? 거 참, 신기하다. 필자는 정말 어떻게 발음해야 할지 헷갈리는데 말이다. 이렇게 실제로 입으로 발음했을 때와 표기와 비교를 해 보면 어떤 게 옳은 표현인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하고자 했던 맞춤법에 관한 요령의 정리가 끝났다. 되도 않는 긴 글을 읽어 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

마지막으로 맞춤법에 대한 필자의 견해를 밝혀 보자면 '익숙함'이 아닐까 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모든 한국인들이 맞춤법을 완벽하게 구사하지 못하므로 옳은 표현과 틀린 표현이 있게 되는 것은 필연이다. 허나 옳은 표현에 '익숙'해진 상태에서 틀린 표현을 접하면 뭔가 '어색함'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이렇게, 저렇게 주무르다 보면 '익숙'한 표현을 찾게 되고 그게 '맞춤법을 잘 지킨다'는 뜻이 아닐까?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 맞춤법을 더 잘 지킨다는 말이 나온 것이다. '익숙'하므로. 이것을 뒤집어서 생각해 보면 인터넷이 왜 위험한 것인지도 알 수 있다. 올바른 표현에 '익숙'해지기 전에 은어적인 느낌이 다분한 인터넷 용어를 접하다 보면 '익숙'해지기가 어려운 것이다. '정제'된 책을 많이 읽는 것이 왜 중요한 건지 알겠는가?

이 글에서 단 한 가지만이라도 맞춤법에 관한 요령을 터득했다면 필자는 만족한다. 아무쪼록 이 글을 통해 올바른 표현을 터득하게 된 분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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